일상과 비일상의 틈
JEJU BIOTOPIA N TOWN HOUSE

클라이언트가 의뢰한 공간의 용도는 기업 임원을 위한 휴양 시설이다. 우리는 이들이 일상의 연장이 아닌 곳에서의 온전한 쉼을 보낼 수 있길 바랐다. 사이트는 제주 비오토피아 단지의 타운하우스로 단지 내에 조성된 비오토피아 생태공원과 인접해있다. 인근에는 생태공원 이외에도 수풍석 박물관과 포도호텔 등의 생태 자연이 형성되어 있어 제주도 산간지방의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공간이 지닌 지리적 특성을 우리의 공간에 고스란히 담고자 하였다. 휴양시설의 개념을 넘어 이 곳에 오는 것 자체가 목적지가 되는 곳이길 원했다. 공간을 구상하기 앞서 우리는 공간이 주는 쉼의 정의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일상은 무엇일까. 일상은 습관의 연속이다. 우리의 공간은 집과 닮았다. 외형으로만 본다면 집과 같다. 집은 습관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생활의 연속으로 만들어진 일상의 잔여물이 축적되어 일과 삶이 연장되게 한다. 습관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양식,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고정된 반응 양식이다. 습관은 우리를 권태롭게 만든다.

일상에서 벗어나 쉼을 위해 찾는 보통의 호텔들은 과장되거나 부풀려져 삶과 너무 동떨어진 상황이 연출되어 있다. 이와 다르게 우리는 일상과 닮아 익숙하지만 권태롭게 만드는 습관으로부터 벗어나 쉼으로 채울 수 있는 공간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휴식이란 무엇일까. 일상적인 공간처럼 보이지만 비일상에서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보내는데 거스름이 없도록 하는 것. 바쁜 일상의 루틴이 연속되게 만드는 것들을 비우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불필요한 공간들을 과감히 삭제하였다. 예를 들어 기존 건축물에서 2층의 다락으로 바닥의 면적을 넓게 활용했던 부분, 내부로 유입하여 사용되었던 화단, 수납으로 채워지는 벽면, 기능으로 필요한 손잡이, 조명 등이 그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일상을 떠올려 우리를 번잡스럽게 만드는 모든 것들이 최대한 비워주었다.

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벽면의 프레임 너머로 뒤뜰의 식재를 먼저 마주하게 된다. 진입로의 긴 통행로는 낯선 공간에 대한 기대감과 집의 아늑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길게 선 복도의 벽면은 변주된 프레임이 나열되어 있다. 프레임 너머 속 이 공간은 프라이빗 정원의 새로 조성된 조경과 오랫동안 자리하던 뒤뜰의 식재들이 중첩되어 마치 작품처럼 내부로 유입된다. 정원에 들어서면 정돈된 실내와 달리 자연과 닮아있는 우드톤의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툇마루 같은 실내의 공간과 실외의 뒤뜰로 나누어진다. 프라이빗 정원의 오픈된 천창과 측면의 틈을 통해 유입되는 바람, 비, 눈 등 정제되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치 툇마루에 앉아 자연과 마주하며 마음을 정제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프라이빗 내부에 앉아 행위하는 모습이 마련된 자연과 어우러져 거실에선 프레임을 통해 작품으로 보여진다. 거실은 기존 벽난로를 그대로 유지한 석재 선반과 필요한 가구만 배치하여 비웠다. 불필요한 요소를 삭제하며 공간의 매스만으로 공간의 풍성함이 느껴지게 의도한것이다. 거실 라인 조명도 비움의 일부이다. 거실은 기존의 다락을 비워 공간감을 더했고 천창의 컬러 시트를 통하여 은유적인 자연의 빛이 잠시동안 공간에 맺히게 된다. 거실과 이어진 주방은 아일랜드를 오브제로 보이도록 배치하고 기능으로 필요한 주방은 별도의 공간에 위치하도록 계획하였다. 주방의 상부는 비우고 앞마당의 자연으로 채워지도록 하였다. 인접한 자연을 그대로 공간의 품에 들어오도록 계획한 것.

복도의 끝은 거실의 박공을 닮은 룸이 마련되어있다. 개인이 머무는 공간의 수납은 최소화 하고 대신 여행의 캐리어를 대로 담을 수 있는 선반을 마련해주었다. 열거 해놓은 물건을 그대로 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물건이 익숙한 공간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룸에 연결된 욕실 안쪽에는 욕실과 연장되어 있는 별도의 프라이빗한 외부 뜰이 위치해있다. 히노끼 욕조의 시간을 즐기며 욕조에서만 볼 수 있는 조경과 함께 욕실에서의 시간을 존중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일상과 닮아 익숙하고 편하지만 낡은 습관으로터 벗어나 거스름이 없는 공간, 일상과 비일상의 틈인 우리의 공간에서 온전한 쉼을 느끼며 건강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용도: 임원 휴양시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면적: 325.05m2
분야: 공간디자인
기간: 2022.2
디렉터: 원장은, 김은영
디자인팀: 홍승영
조경: 그로우즈
촬영: 홍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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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비일상의 틈
JEJU BIOTOPIA N TOWN HOUSE

클라이언트가 의뢰한 공간의 용도는 기업 임원을 위한 휴양 시설이다. 우리는 이들이 일상의 연장이 아닌 곳에서의 온전한 쉼을 보낼 수 있길 바랐다. 사이트는 제주 비오토피아 단지의 타운하우스로 단지 내에 조성된 비오토피아 생태공원과 인접해있다. 인근에는 생태공원 이외에도 수풍석 박물관과 포도호텔 등의 생태 자연이 형성되어 있어 제주도 산간지방의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공간이 지닌 지리적 특성을 우리의 공간에 고스란히 담고자 하였다. 휴양시설의 개념을 넘어 이 곳에 오는 것 자체가 목적지가 되는 곳이길 원했다. 공간을 구상하기 앞서 우리는 공간이 주는 쉼의 정의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일상은 무엇일까. 일상은 습관의 연속이다. 우리의 공간은 집과 닮았다. 외형으로만 본다면 집과 같다. 집은 습관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생활의 연속으로 만들어진 일상의 잔여물이 축적되어 일과 삶이 연장되게 한다. 습관은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양식, 학습된 행위가 되풀이되어 생기는 고정된 반응 양식이다. 습관은 우리를 권태롭게 만든다.

일상에서 벗어나 쉼을 위해 찾는 보통의 호텔들은 과장되거나 부풀려져 삶과 너무 동떨어진 상황이 연출되어 있다. 이와 다르게 우리는 일상과 닮아 익숙하지만 권태롭게 만드는 습관으로부터 벗어나 쉼으로 채울 수 있는 공간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휴식이란 무엇일까. 일상적인 공간처럼 보이지만 비일상에서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보내는데 거스름이 없도록 하는 것. 바쁜 일상의 루틴이 연속되게 만드는 것들을 비우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불필요한 공간들을 과감히 삭제하였다. 예를 들어 기존 건축물에서 2층의 다락으로 바닥의 면적을 넓게 활용했던 부분, 내부로 유입하여 사용되었던 화단, 수납으로 채워지는 벽면, 기능으로 필요한 손잡이, 조명 등이 그것이다. 무의식적으로 일상을 떠올려 우리를 번잡스럽게 만드는 모든 것들이 최대한 비워주었다.

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벽면의 프레임 너머로 뒤뜰의 식재를 먼저 마주하게 된다. 진입로의 긴 통행로는 낯선 공간에 대한 기대감과 집의 아늑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길게 선 복도의 벽면은 변주된 프레임이 나열되어 있다. 프레임 너머 속 이 공간은 프라이빗 정원의 새로 조성된 조경과 오랫동안 자리하던 뒤뜰의 식재들이 중첩되어 마치 작품처럼 내부로 유입된다. 정원에 들어서면 정돈된 실내와 달리 자연과 닮아있는 우드톤의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툇마루 같은 실내의 공간과 실외의 뒤뜰로 나누어진다. 프라이빗 정원의 오픈된 천창과 측면의 틈을 통해 유입되는 바람, 비, 눈 등 정제되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치 툇마루에 앉아 자연과 마주하며 마음을 정제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프라이빗 내부에 앉아 행위하는 모습이 마련된 자연과 어우러져 거실에선 프레임을 통해 작품으로 보여진다. 거실은 기존 벽난로를 그대로 유지한 석재 선반과 필요한 가구만 배치하여 비웠다. 불필요한 요소를 삭제하며 공간의 매스만으로 공간의 풍성함이 느껴지게 의도한것이다. 거실 라인 조명도 비움의 일부이다. 거실은 기존의 다락을 비워 공간감을 더했고 천창의 컬러 시트를 통하여 은유적인 자연의 빛이 잠시동안 공간에 맺히게 된다. 거실과 이어진 주방은 아일랜드를 오브제로 보이도록 배치하고 기능으로 필요한 주방은 별도의 공간에 위치하도록 계획하였다. 주방의 상부는 비우고 앞마당의 자연으로 채워지도록 하였다. 인접한 자연을 그대로 공간의 품에 들어오도록 계획한 것.

복도의 끝은 거실의 박공을 닮은 룸이 마련되어있다. 개인이 머무는 공간의 수납은 최소화 하고 대신 여행의 캐리어를 대로 담을 수 있는 선반을 마련해주었다. 열거 해놓은 물건을 그대로 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물건이 익숙한 공간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룸에 연결된 욕실 안쪽에는 욕실과 연장되어 있는 별도의 프라이빗한 외부 뜰이 위치해있다. 히노끼 욕조의 시간을 즐기며 욕조에서만 볼 수 있는 조경과 함께 욕실에서의 시간을 존중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일상과 닮아 익숙하고 편하지만 낡은 습관으로터 벗어나 거스름이 없는 공간, 일상과 비일상의 틈인 우리의 공간에서 온전한 쉼을 느끼며 건강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용도: 임원 휴양시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면적: 325.05m2
분야: 공간디자인
기간: 2022.2
디렉터: 원장은, 김은영
디자인팀: 홍승영
조경 : 그로우즈
촬영: 홍기웅